Monday, June 18, 2018

75세 고개 넘으면 건강 관리법 완전히 새로 배워라

'고령인' 나이와 건강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서는 최근 노인을 두 단계로 구분하려는 시도가 한창이다. 65~74세를 '준(準)고령인'이라 하고, 75세 이상을 '고령인'으로 하자는 내용이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75세를 기준으로 제안한다.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양윤준 교수는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75세 이후로 신체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고, 80세부터는 앓는 질환이 갑자기 늘어난다"며 "75세 전후로 신체 상태와 건강 관리법이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혈압·혈당 관리, 75세 이후 '느슨하게'65~74세 노인은 혈압·혈당 목표를 중장년층과 비슷한 수준으로 강하게 잡는다. 체중 감량, 운동 역시 강도 높게 하도록 권장한다. 반면 75세 이상은 느슨하게 관리하도록 한다. 혈당 수치보다는 저혈당 등 부작용을 예방하는 것이 우선이다. 미국당뇨병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당화혈색소(3개월간 혈당 조절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 정상 6.5% 이하)를 ▲건강한 노인은 6.5~7.0% ▲쇠약한 노인은 8.5% 이하 ▲매우 쇠약한 노인은 9.0% 이하를 목표로 삼는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는 "집안일·목욕 같은 일상생활을 혼자서 무리 없이 한다면 건강한 노인, 누군가의 도움이 약간 필요하면 쇠약한 노인, 혼자서는 불가능하면 매우 쇠약한 노인으로 구분한다"며 "일상생활 수행능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나이가 75세 전후"라고 말했다.


비교적 젊고 건강한 75세 미만 노인은 살을 빼고 과식을 피해야 하지만, 고령이면서 쇠약해진 75세 이상 노인은 고기 등 단백질을 되도록 많이 먹으면서 체중이 줄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비교적 젊고 건강한 75세 미만 노인은 살을 빼고 과식을 피해야 하지만, 고령이면서 쇠약해진 75세 이상 노인은 고기 등 단백질을 되도록 많이 먹으면서 체중이 줄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고혈압도 비슷하다. 고령 환자의 적절한 목표 혈압에 대한 결론은 아직 확실히 나지 않았지만, 진료 현장에서는 나이가 많을수록 목표 혈압을 높게 정하고 있다. 65~74세는 140/90(㎜Hg)미만, 75세 이상은 150/90 또는 160/100 미만으로 관리하는 식이다. 서울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오범조 교수는 "고령 환자의 혈압을 너무 강하게 관리하면 저혈압 등 부작용으로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콜레스테롤, 나이 들어선 적절히 높게이상지질혈증의 경우 고령일수록 되려 유병률이 낮다. 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보면 60~69세의 이상지질혈증 환자 비율은 전체의 37.6%지만, 70세 이상에선 23.9%다. 섭취하는 음식이 바뀌기 때문이다. 나이 들면 입맛이 바뀌고 치아가 나빠져 고기 등 기름진 음식을 꺼린다.

75세 이후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진다고 안심해선 안 된다. 오히려 75세 이후엔 콜레스테롤 수치를 적절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콜레스테롤은 혈관 벽의 주요 재료다. 너무 줄어들면 혈관 벽이 약해져 뇌졸중·심근경색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콜레스테롤은 호르몬의 주요 재료이기도 하다. 나이 들어 각종 호르몬의 분비량이 감소한 상태에서 콜레스테롤 섭취마저 줄어들면 신체 균형이 더 빠르게 무너진다.

◇나이 들수록 과체중일 때 치매 위험 낮아져이러한 이유로 의사들은 75세 이후부터는 고기·과일 등을 충분히 먹으라고 권장하고 있다. 75세 미만은 체중이 적을수록, 75세 이상은 약간 과체중이어야 사망률이 낮다. 임수 교수는 "75세 이후의 과체중은 신체 기능 저하로부터 일종의 완충재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체질량지수(BMI) 기준 23~25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체중이 치매에 미치는 영향도 75세를 전후로 확연히 다르다. 75세 미만에선 과체중·비만이, 75세 이후론 저체중이 치매 위험을 높인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노인 68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60~69세의 경우 비만일 때 치매 위험이 정상 체중보다 70% 높았지만, 70세 이상에선 오히려 3%, 80세 이상에서는 비만일 때 치매 위험이 22%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65~74세는 팔·어깨 부상, 75세 이상 다리·고관절 골절 주의낙상(落傷)을 입더라도 65~74세는 손목·팔·어깨처럼 상체에 부상이 집중된다. 75세 이상은 다리·고관절 골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어깨관절치환술을 받은 노인은 65~74세가 3만3121명, 75세 이상이 2만2621명이었다. 반면 고관절치환술은 65~74세가 5287명, 75세 이상이 1만3532명이었다. 양윤준 교수는 "75세 이상은 근육량이 더 적고 반응 속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넘어지면 손을 짚어 몸을 보호하지 못하고 엉덩방아를 찧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 들수록 골다공증이 더욱 심해져 같은 충격이라도 골절로 이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암은 75~80세에 발병률이 가장 높다. 그러나 75세 이전에 많이 발생하는 암도 있다. 여성의 유방암·갑상선암이다. 국립암센터 김열 암관리사업부장은 "이유는 모르지만 한국·일본 등 동아시아에선 40~60대 젊은 유방암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2018.06.19 06:39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6/18/2018061803453.html


Friday, June 8, 2018

시애틀 은퇴 부부가 사는 법


스마트폰 들고 길에서 5년 "집도 팔았죠. 세상이 내 집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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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서교동 한 골목에서 마이클·데비 캠벨 부부가 '집'으로 향하고 있다. 5년간 세상을 누빈 이들은 '매일 무엇인가를 배우는 한, 즐거운 한, 그리고 서로 사랑하는 한 유목민으로서의 삶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인섭 기자
시애틀의 근사한 집, 대형 자동차 그리고 요트. 
2013년 1월 40여 년 커리어를 뒤로 하고 은퇴한 마이클(73)과 데비(63) 캠벨 부부의 주요 자산들이었다. 스무살 첫 직장을 얻어 스포츠 프로모터로 일해 온 마이클, 어린 나이부터 그래픽 디자이너로 경력을 쌓아 온 데비는 냉장고 문에 ‘버킷 리스트’를 붙여 두고 은퇴 기념 첫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어느 날 여행지 목록을 유심히 보던 딸은 “이 정도면 아예 민박하면서 장기 여행을 해도 될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 
그런 방법이 있었다니. 캠벨 부부는 당장 에어비앤비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고 통역 앱 사용법을 익혔다. 미국 시민이 해외에서 비자 받는 법, 국경을 이동할 때 주의점들을 숙지하고 나니 떠날 준비가 얼추 돼 있었다. 요트와 자동차를 팔고 집을 정리했다. 그리고 그대로 새로운 삶, 노마드의 삶으로 뛰어들었다. 같은 해 7월 첫 여행지는 프랑스 파리. 
“당시엔 무엇을 볼지 다 정해 뒀죠. 계획 세우기가 여행에서 가장 즐거운 부분이에요. 우리는 '원숭이 퍼즐(monkey puzzle)'이라고 부르죠.” 

여행가방 두 개, 베개 두 개, 16권째 여행 노트. 
2018년 5월 말, 78번째 여행 국가로 한국을 방문한 캠벨 부부가 지니고 있는 자산들이다. 지난 5일 중앙SUNDAY와 만난 캠벨 부부는 한국에 대해 할 이야기가 이미 한 보따리였다. “2호선 녹색선에 ‘에이치(H)’로 시작되는 대학이 그렇게 많을 줄이야. 음식을 주문해야 하는데 선택해야 할 게 너무 많아 어찌나 어렵던지요.” 데비는 웃으며 쉴 새 없이 에피소드를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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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을 누비며 유목민 생활을 만끽한는 캠벨 부부의 짐은 큰 트렁크 둘, 배낭 둘이 전부다. 그 이상은 여행을 방해한다. 물건을 사지 않고 만약 하나를 사면, 하나를 버린다. [캠벨 부부 제공]

세계 260여 개 도시를 방문하며 얻은 경험치는 5년 전과 비교할 게 아니다. 우선 에어비앤비로만 1000일 이상을 묵어 ‘수퍼 게스트’에 등극했다. 뉴욕타임스 서평란에 실린 책(『Your keysOur home』)의 저자가 됐고, 인기 여행 사이트(seniornomads.com)의 주인장이 됐다. 
“6개월만 시험적으로 해보기로 했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시애틀에 그냥 있었으면 지금쯤 뭘 하고 있을까요.” 
처음 계획했던 6개월이 지나자 부부는 계획을 연장하고 집도 처분했다. 유럽을 돌고 아프리카 중동을 지나 뉴질랜드 호주를 거쳐 아시아로 들어왔다.한국 다음 목적지는 일본이다. 올여름에는 다시 프랑스와 유럽을 돌고 캐나다를 거쳐 10월에는 시애틀에서 결혼 40주년 기념식을 갖는다. 그 다음은? “78개국을 봤지만 아직도 못 가 본 곳이 너무 많아요. 10월 이후엔 브라질로 향할 것 같네요.” 

그동안 이탈리아 해변의 요트 에어비엔비에서 흔들리며 쪽잠을 잔 적도 있고, 잘츠부르크의 암반을 깎아 만든 동굴 숙소에서 지낸 밤도 있다. 마이클이 세어 보니 대략 200여 개 종류의 침상을 경험했다. 어딜 가나 베개는 꼭 들고 가는 이유다. 하루 평균 3~4마일(4.8~6.4 ㎞)을 걸으며 세상을 봤다. 에어비앤비를 하도 많이 이용하다 보니 지난해에는 샌프란시스코 에어비앤비 본사에서 10주간 인턴으로 일하는 독특한 경험도 했다. “딱 영화 ‘인턴’ 같았어요. 너무 젊은 동료들 틈에서 게스트 평가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신선한 자극을 받았어요.” 데비의 말이다. 

서울 서교동 주민 캠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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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과 데비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얻은 숙소에 살면서 주민의 삶에 녹아드는 것을 즐긴다. 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대 인근 벤치에서 포즈를 취했다. 신인섭 기자
지난달 30일 한국에 도착한 부부는 홍대입구역 인근 빌라 5층에 ‘한국 집’을 얻었다. 이들에게 숙소는 집, 홈(home)이다. 한국에서 경복궁 한복 투어와 통의동 시장 방문, 비무장지대 투어도 했다. 하지만 로컬 삶의 체험에 더욱 관심이 간다고 했다. 데비는 ‘용기를 내’ 홍대입구역 한 미용실에서 손짓·발짓으로 설명해 머리를 손질했다. 또 한국 치킨의 ‘마력’에 빠지기도 했다. 지난 3일 밤은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를 내야석에서 관람했다(LG가 8대 0으로 이겼다). 미국 야구 경기엔 없는 치어리더를 보는 게 신기했다. 하지만 말린 문어 도전만큼은 하지 못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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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프로모터로 오래 일한 '스포츠광' 마이클은 방문지에서 스포츠 경기 관람을 즐긴다. 지난 3일 잠실구장을 방문해 LG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를 관람했다. [캠벨 부부 제공]
데비는 홍대 인근을 아주 마음에 들어 했다. “상당히 패셔너블하고 멋지게 차려입은 아이들, 젊은이들이 넘치니 신나죠. 우리가 이 동네 최고령 주민인 게 분명해요.” 부부는 1주일간 홍대 구석구석을 훑어 보며 주민 생활을 즐겼다. 아쉬운 점은 근처에 신선한 채소를 살 시장이 없다는 것! 숙소와 교통, 분위기는 딱 그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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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벨 부부는 '세계 시민'이라는 마음으로 산다. 방문한 곳 뉴스는 '내 일'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5일 비무장지대 투어 이후 포즈를 취했다. [캠벨 부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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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벨 부부는 '세계 시민'이라는 마음으로 산다. 방문한 곳 뉴스는 '내 일'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5일 비무장지대 투어 이후 포즈를 취했다. [캠벨 부부 제공]
길 위에 집을 둔 부부에겐 세상만사가 다 ‘내 일’이다. 이날 비무장지대를 방문하고 온 터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회담한 곳을 직접 보니 더욱 뉴스가 와닿았다”고 말했다. 마이클은 “이젠 어떤 뉴스를 들어도 우리 얘기 같다”고 했다. “어제(4일) 요르단 총리 실각 사태 소식을 들으면서 요르단에서 만난 친구들을 떠올렸죠. 한국 오기 직전 체류했던 싱가포르에서는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센토사섬을 둘러보기도 했어요.” 데비는 “모든 일에 연루돼 있다는 마음이 들고 세계 시민이라는 생각으로 산다. 우리가 여기 살고 있고, 여기에 속해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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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비는 '올드 스쿨' 방식으로 여행을 기록한다. 대학 노트에 빼곡하게 감상을 적고 이후 시니어노마드 사이트에 올릴 기초 자료로 사용한다. 벌써 16권째 노트를 작성하고 있다. 전영선 기자
가는 나라의 정보를 미국정보국(CIA) 월드팩트북에서 확인하는 마이클이 한국에 대해 가장 놀라워하는 것은 출산율과 비만율이었다. “출산율이 226개 국가 중 220위이더라고요. 세계에서 거의 제일 낮죠. 그런데 한국은 부채도 없고, 인플레도 없고, 세금과 실업률도 낮고 이렇게 모두 날씬하다니. 굉장해요.” 

부부는 자칭 타칭 ‘시니어 노마드’, 그러니까 은퇴 유목민이다. “우리는 여행하는 게 아니에요. 길 위에 우리 집이 있을 뿐이죠.” 
유명 관광지를 보겠다고 무리하지 않고 여행자의 속도가 아닌 생활인의 속도로 움직인다. 빨래와 요리를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낮잠을 자기도 한다. 인근 종교시설을 구경하면서 같이 예배도 보고 주민 대상 무료 이벤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얼마를 머물든지간에 그 동네에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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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가 아니라 방문한 곳의 주민으로 산다는 이들은 방문지 이벤트에 적극 참여한다. 호주 여행 중 난민 지원 센터에서 자원 봉사로 샐러드를 만들고 있는 데비 캠벨 [캠벨 부부 제공]
이러니 예산은 여비가 아닌 생활비 개념이다. 마이클은 “시애틀에서 은퇴자의 삶을 살면서 쓰는 정도의 돈을 쓰는 것이었어요. 가능할지 우리 재무 상담사와 계획을 짰죠. 결론은 숙소에 쓰는 비용을 하루 평균 90달러로 맞추면 가능하다는 것이었어요. 세상을 보고 즐기면서 돈은 거의 똑같이 쓰는 것인데, 당연히 움직여야죠.” 부부는 5년 전 세운 계획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물론 포기한 것도 있다. 이들 부부는 물건을 사지 않는다. 어차피 하나를 사면 하나를 짐에서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저가항공을 이용하고 외식도 거의 하지 않고 숙소에서 밥을 해먹거나 간단히 거리 음식으로 때운다. 
마이클은 “은퇴 자금을 충분히 모을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축복받은 편이다. 미국엔 그렇지 못한 사람이 많다”면서 “하지만 절대 부자라서 이렇게 다니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시애틀에서도 썼을 생활비와 부부가 아직 건강하다는 점이 이들의 여정을 지탱하는 가장 큰 조건이다. 
2남 2녀를 둔 부부는 자녀에게도 영감을 주고 있다. “우리 애들은 전혀 걱정하지 않아요.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큰아들은 애들 둘을 휴학시키고 1년간 가족과 세계여행을 다녀왔어요. 우리를 보고 쿨하고 자랑스럽다고 생각하는 거죠.” 

부부 여행의 기술 
부부가 24시간을 함께하면 싸울 일은 없을까. 캠벨 부부는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 중 하나”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데비는 “다행히도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하고 서로 각각 맡은 바가 달라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마이클이 아프리카를 썩 내켜 하지 않았다는 정도가 지난 5년간 가장 큰 이견이었다. 예술가 기질이 강한 데비와 정보 습득을 중요시하는 마이클이 서로 하고 싶은 게 다른 날은 각각 따로 움직인다. 
언제까지 노마드로 살 수 있을지는 이들 부부도 가끔 생각하는 문제다. 물론 힘든 날도 있고 스트레스도 적지 않지만, 돌아오는 즐거움이 더욱 크다. 매년 한 해가 마무리될 때쯤 서로에게 묻는다. "계속할까?(Do you wanna keep going? )" 대답은 늘 같았다. “그럼(Yeah)”. 
이들은 자신을 보고 부러워하는 사람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나이가 많다고 좁은 세상에 갇히지 말아야죠. 꼭 우리처럼 여행일 필요는 없어요. 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도 ‘할 수 없는 이유’ 수십 가지를 만들어 피하지 말고 용기를 끌어모아 도전하세요.”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시니어 노마드(Senior Nomads)= 연장자(시니어)와 유목민(노마드)을 합친 단어로 직장에서 은퇴한 후 모든 재산을 처분해 자유롭게 여행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Tuesday, May 8, 2018

북촌의 소크라테스 "미지근하게 살면 지옥에도 못 가"

서울대 종교학과 배철현 교수. 2016년의 ‘심연'에 이어 최근 출간한 ‘수련' 그리고 이어질 ‘정적'과 ‘승화'까지, 그는 종교 없는 자들을 위한 ‘21세기형 경전'을 쓰는 중이다./사진=조인원 기자
단테가 베르길리우스에게 물었다. “누가 이렇게 고통 속에서 울부짖습니까?” 베르길리우스가 대답했다. “이 불쌍한 영혼들은 불쌍한 방식으로 세상을 살았다. 그들은 오명도 없고 명성도 없고 미지근한 영혼들이다(단테 ‘지옥') … 그들은 극심한 고통을 당하면서 죽지도 못한다. 지상에서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단테는 이 비겁한 자들을 지옥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최악의 인간으로 묘사했다.’

‘죄는 각자가 걸어야 할 최선의 길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삶의 태도이며, 그 존재를 알더라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게으름이다'

‘어떤 사람에게 탁월함이 있다면 그것은 ‘습관'이다. 내가 처한 환경은 나의 습관이 지은 집이다.’-배철현의 ‘수련' 중에서.

서울대 종교학과 배철현 교수가 인문 에세이 ‘수련'이라는 책을 냈다. 한때 이목을 끌던 종교인들의 힐링 에세이와는 차원이 다르다. 문장은 짧고 단순하되 오래 참고 생각한 자의 지적 악력으로 골수에 창날처럼 박힌다.

2016년 ‘심연'에 이어 최근 출간한 ‘수련' 그리고 이어질 ‘정적'과 ‘승화'까지, 배철현은 종교 없는 자들을 위한 ‘21세기형 경전'을 쓰는 중이다. 그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셈족어와 인도-이란어 고전문헌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리스 철학부터 이슬람의 ‘코란' 기독교 ‘성경'까지 인문 고전과 종교의 텍스트를 뜨거운 사유의 용광로에 녹여 보석 같은 ‘잠언'으로 정련한 이 모든 저작의 목표는 ‘더 나은 내가 되는 것'.

그는 서문에서 ‘나는 ‘위대한 나 자신'을 흠모하다'고 썼다. 자신에게 자랑스러우며 공동체에 절실한 인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선 ‘자발적 고립'의 필수 조건이라고 했다. 배철현은 2012년 가평군 설악면 전원주택으로 이사가 자발적 고립을 실천하고 있다. 직장인 서울대학교에서 70km 떨어진 곳이다.

나이 오십이 되는 해 “새롭게 살기 위해 나를 들여다보기로" 결심했고, 단언컨대 “나한테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선물한, 인생 최고의 결정"이라고. 새벽 5시 반에 출발하면 학교까지 1시간 10분이 걸린다.

-‘자발적 고립'의 일상은 구체적으로 어떻습니까?

“아침 일찍 일어나서 1시간 동안 좌정을 해요. 좌정은 직립의 역행이에요. 다리를 묶고 시선을 묶는 행위죠. 그다음 머릿속으로 ‘무엇을 하지 말까'를 고민합니다. 쓸데없는 걸 안 하는 행위가 창조예요. 어원이 그렇습니다. 창세기 1장 1절에서 태초에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 하시니 하고 나오는데요. 혼돈에서 쓸데없는 걸 덜어내는 게 창조지요. 그게 질서고, 그 질서를 우주라고 했습니다.”

-그다음엔 무엇을 하나요?

“단어 하나를 떠올립니다. 그리고 책을 읽지요. 성 어거스틴의 ‘고백록' 몽테뉴의 ‘수상록' 등 자기의 희망과 절망을 섬세하게 기록한 책입니다. 히브리어로 된 성경은 매일 읽어요. 경전은 다른 책과 달라 정성을 쏟을수록 의미를 보여줍니다. 단어 하나가 히스토리예요. 침묵 속의 웅변이라고, 쓰인 것보다 쓰이지 않은 비밀들이 발견되길 기다립니다.”

그가 히브리어 성경을 꺼내 몇 글자를 원문으로 읽어나갔다. 영어도 불어도 중국어도 일본어도 아닌 고대어가 지닌 형상과 발성이 가히 신비로웠다. 순식간에 기원전으로 시간이 플래시 백 되는 느낌이었다.
매일 아침 일어나 앉아 히브리어 성경을 읽는다. 경전은 정성을 쏟을수록 의미를 보여준다고.
-특별히 좋아하는 구절이 있습니까?

“룻기는 간단하지만, 단어가 춤을 추지요. 시편이 아주 좋습니다. ‘(히브리어로 글자를 짚어 읽으며)행복한 사람은 악을 행하는 사람의 꾐에 넘어가지 않고, 죄를 짓는 사람의 곁에 서지 않고, 남을 욕하는 자의 자리에 있지 아니한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구절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행복한 사람은 뭘 하는 사람이 아니라 뭘 안 하는 사람입니다(웃음). 저는 단어에서 출발하는 고전문헌학자라 개념을 어떻게 파악할지, 단어를 어떻게 장악할지가 항상 중요합니다.”

-행복이 ‘무엇을 안한다'는 부정태에서 시작한다는 것도 흥미롭지만, 행복(Happiness)과 우연을 뜻하는 단어 해프닝(Happening)의 어근이 같다는 지적도 새로웠어요. 행복은 기실 요행이며 마음의 상태일 뿐 외부 조건과는 상관이 없다고요.

“맞습니다. 행복은 우연한 사건일 뿐이죠. 18세기 공리주의 철학자 제레미 밴덤이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슬로건으로 행복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행복을 팔았던 거죠. 혹자는 플라톤의 ‘윤리학’에 등장하는 유다이모니아(eudaimonia)를 행복이라고 오역하는 데, 틀렸습니다. 유다이모니아는 자기 삶에서 찾은 고유 임무에 최선을 다한다는 뜻이에요.”

-요즘은 ‘소확행'이라고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유행입니다만.

“행복은 절제의 예술이에요. 행복학파인 아테네 철학자 에피쿠로스가 말했죠. ‘나는 밀크와 치즈 하나만 있으면 행복하다'고. 수준을 아는 게 행복입니다. 행복은 결국 적게 가지는 데서 와요.

에피쿠로스가 말한 행복의 조건은 3가지입니다. 첫째 수준을 알아라. 둘째, 친구를 사귀어라. 셋째, 묵상하라.

특히 에피쿠로스는 친구를 정원공동체로 확장했는데 이게 4세기 이후 수도원이 됩니다. 적게 재배해서 나눠 먹는 공동체죠. 재미있는 건 칼 마르크스가 ‘에피쿠로스의 공동체 이론'으로 독일 예나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어요. 행복학이 공산주의 이론의 토대가 된 거죠(웃음).”
-공부는 원래 좋아했습니까?

“훌륭한 스승을 만났어요. 하버드에 있을 때 고대 근동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휴너가르드 교수의 수업을 들었어요. 고전 에티오피아어를 배웠는데 너무 어려워서 그만두려고 찾아갔어요. 저를 지그시 보더니 묻더군요. “너는 뭐가 재밌니?” 순간 멍해졌어요. 저는 그런 질문을 들어본 적이 없어요. 그때까지는 공부는 그냥 하는 거였지 재미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휴너가르드 교수는 그에게 두 가지 화두를 던져주었다. ‘재미있는 걸 해라' 그리고 ‘Show yourself!’. 그때부터 배철현의 ‘myself’를 찾는 여정이 시작됐다. 그가 스승에게 받은 가장 큰 선물은 조깅하는 습관이었다. “그분이 마라톤 선수였어요. 저한테도 운동하고 나머지 시간에 공부하라고 했어요(웃음). 제 두 번째 스승은 우리 집 두 마리 진돗개예요. 그 아이들이 저를 뛰게 하거든요. 스승이 딴 게 아닙니다. 나를 변화시키면 스승이죠.”

-당신은 무엇을 가르치는 스승입니까?

“저는 학교에서는 종교학을 가르치죠.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을 가르칩니다.”

-그 많은 종교를 가르친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종교는 문명을 만든 사상적 근간입니다. 기독교엔 서양사가 있고 이슬람엔 중동의 역사가 있죠. 시진핑을 이해하려고 해도 유교와 도교를 알아야 합니다. 더불어 저는 희랍어, 라틴어, 아랍어, 히브리어를 공부했고 경전을 해석해서 영원의 세계와 죽음의 문제를 가르칩니다.”
‘삶의 군더더기를 버리는 시간'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배철현의 저서 ‘수련’.
-당신에게 신은 어떤 존재입니까?

“출애굽기 3장에서 모세가 그 존재를 물었을 때 신은 ‘나는 나다'라고 말합니다. ‘스스로 존재하는 자’라고도 번역하죠. ‘내가 누구인가'에 대해 처음으로 생각한 사람이 ‘신'입니다. 저는 이 구절을 ‘내가 되고 싶은 나’라고 바꿔 말하고 싶습니다.”

-전작인 ‘신의 위대한 질문'에서 ‘당신이 곧 신이다. 당신 안의 신성을 발굴하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웠는데, 반기독교주의자인 리차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에 비해선 점잖지만, 여전히 도발적인 접근입니다.

그는 리차드 도킨스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때론 과학 그 자체가 신으로 숭배되기 때문이다.

“도킨스는 그의 스승인 윌슨의 ‘사회생물학'에서 영감을 얻어 1975년 ‘이기적 유전자'로 일약 스타가 됐어요. 하지만 윌슨이 이후 ‘지구의 정복자'라는 책에서 기존의 자기주장을 바꿔 진화에서 중요한 건 혈연 선택이 아니라 집단 선택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진화의 열쇠는 도킨스가 주장하는 ‘이기적 유전자'가 아니라 ‘이타심’이라는 거죠. 생물학계는 여전히 그 일로 논쟁 중이에요. 하지만 둘러보면 이타심은 이미 선진국의 보이지 않는 질서로 자리 잡았고, 혁신적인 제품과 사회 시스템의 문법으로 사용되고 있어요.”

-유발 하라리는 어떤가요? ‘사피엔스'에서 기술 발전으로 ‘인간은 신이 되려 한다'고 지적했는데요.

“유발 하라리는 AI로 너무 겁을 줍니다. 제가 알기로 AI와 4차 산업혁명은 공포마케팅에 불과합니다. 당장 구글 번역조차 믿을 수 없어요. 구글이 단테의 ‘신곡' 한 구절도 번역을 못 해요. 2천 원짜리 카시오 계산기가 나보다 계산을 잘한다고 나와 맞바꾸겠다는 격입니다. 진화생물학자 스테판 제이굴드가 말한 인류의 급격한 도약을 강한 인공지능으로 설명하겠다는 건데,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없어진 하이브리드 상태를 신이라고 하는 건 제 주장과 아주 다릅니다.”
유발 하라리에게 신은 생명을 설계하고 불멸에 이르는 높은 수준의 과학이며, 배철현에게 신은 심연, 수련, 정적, 승화의 단계를 거친 높은 수준의 인식의 단계다. 우주의 설계자와 대등하게 서려는 인간의 ‘역동'은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야심차다.
그가 과학에 대한 문제로 방향을 틀었다.

“과학은 우주와 생명의 근본 문제를 해결 못 해요. 과학은 모르는 걸 시인하는 학문이에요. 미국 최고의 천문학자 베라 루빈이 발견한 암흑물질은 97%가 다크에너지로 이루어졌다는 발표인데, 그건 결국 모른다는 걸 표현한 거죠. 과학자는 보이는 0.00001%로 99% 모르는 세계를 설명하려고 시도합니다. 그 과정에서 우주에 대한 경외심이 생깁니다. 아인슈타인은 유일신을 믿지 않았지만 심오하고 종교적인 사람이었어요.”

-각 종교에서 추출한 지혜가 있다면 무엇이지요?

“샬롬입니다(웃음).”

-샬롬은 기독교에서 ‘평안'을 뜻하는 인사로 쓰이는데요.

“이스라엘 사람들은 히브리어로 ‘샬롬’이라고, 아랍 사람들은 아랍어로 ‘(마아)살라마’라고 하죠. 오래된 셈족어 어근 ‘샬람’(shalam)에서 나왔어요. 기원전 23세기 신전의 경제 문서의 쐐기 문자에서 발견됐는데, 진짜 뜻은 ‘돈을 다 갚은 상태’예요.”

-샬롬의 뜻이 ‘돈을 다 갚은 상태’라고요.

“네. 은유적으로 풀이하면 태어나면서 진 빚을 다 갚은 상태, 삶에서 자기가 해야 할 임무를 다한 상태죠. 코란에 따르면 마지막 날 신이 내려와서 ‘마아 살라마'라고 묻는데 그 말은 ‘맡겨진 임무에 최선을 다했느냐?’예요. 심판은 십계명을 어겨서 벌 받는 것이 아니라 자기 할 일을 다 했느냐를 보는 거죠.”

단테의 사후세계 여행서인 ‘신곡’에는 곱씹어볼 만한 아주 중요한 구절이 나와요. 지옥의 세 번째 노래에서, 단테가 안내자인 베르길리우스(로마의 서사시인)에게 “지옥의 성문에도 못 들어가서 신음하는 저 사람들은 누구냐?”고 묻죠.”
-그 부분은 저도 기억합니다. 가히 충격적인 장면이었어요.

“그 사람들은 살아 있을 때 칭찬도 받지 않고 욕도 먹지 않고 산 미지근한 영혼들이라는 거죠. 자신의 삶에서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은 소심하고 비겁한 자들, 그들은 죽은 채로 삶을 낭비한 자들입니다. 단테는 이 비겁한 자들을 지옥에도 못 들어가는 최악의 인간으로 묘사하죠. 홀로코스트 생존 작가인 엘리 위젤이 말했죠. 역사적 폭력 앞에서 아무런 태도를 보이지 않는 모습이 최고의 악이라고요. 그 개념이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쓴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에도 나옵니다. ”

-인간이 미지근해지고 비겁해지는 이유가 뭡니까?

“목숨을 바쳐서 할만한 감동적인 임무를 못 찾아서죠. 비겁은 위대한 자신에 대한 상상력의 부재에서 와요. 그렇다면 죄는 무엇인가? err(실수를 범하다)의 근본 의미는 ‘길을 잃다, 목적을 상실하다'예요. 죄는 목적을 상실했을 때 나오는 실수예요. 그래서 우리는 중고생들에게 수시로 ‘목적'을 물어야 해요. “너는 뭐가 재밌니?” “너는 뭘 하고 싶니?” 지식은 ‘내가 누구인지, 내 임무는 무엇인지' 아는 것이고 무식은 그걸 모르는 것입니다.”

배철현은 2013년부터 3년간 죄를 짓고 복역 중인 남부교도소의 수감자들에게 랄프 왈도 에머슨의 ‘자립'이나 성 어거스틴의 ‘고백록’ 등을 가르치기도 했다. 노숙자들에게 철학, 시, 미술사, 논리학 등을 가르쳐 갱생을 도왔던 미국의 클레멘트 코스가 모델이었다. 살인과 성범죄 등을 저지른 수용자들이 모인 그 교실은 ‘플라톤의 동굴'이 됐다. 감옥에서의 가르침과 배움의 기록은 ‘낮은 인문학'이라는 책으로도 나왔다.

2015년엔 대한민국 최초의 인문학교 ‘건명원'도 발족시켰다. 기업인 오정택 회장이 100억을 기부해서 서울 북촌에 만든 건명원에는 첫해 30명 모집에 900명이 몰려왔다. 배철현의 주도로 최진석(서강대 중국철학), 김대식(카이스트 뇌과학), 주경철(서울대 서양사학) 등 국내 석학들이 교수진으로 참여했고, 동서양의 고전, 과학, 역사, 예술을 총망라한 ‘지식의 향연’이 펼쳐졌다.

서울대 출신, 고졸 출신, 실업자, 케임브리지 졸업생이 함께 뒤엉켜 ‘세상에 없던 학교'가 탄생했다.
배철현 교수가 주도해서 뼈대를 갖춘 실험적인 교육 기관 건명원. 19세부터 29세 청년 30명을 뽑아 10개월 동안 무료로 교육한다.
-어떤 자격을 가진 사람이 그런 ‘고급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까?

“눈이 살아 있고 내가 원하는 분야에서 1등이 되겠다는 결기가 있는 사람들을 뽑죠. 심층 면접으로 뽑아요. 글을 쓰든, 노래하든, 떡볶이를 만들든 장르는 상관없어요. 건명원은 학력은 안 보고 나이만 봐요. 19~29세 청년만 받습니다. 사실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싶었는데 법적 문제 등이 걸려서요.

원장인 최진석 교수는 도덕경을 가르치고 저는 라틴어를 가르칩니다. 가르친다는 건 거창한 게 아니에요. 소크라테스가 말했듯이 산파 역할을 하는 거죠. 그런데 학문 열기가 실로 엄청나요. 모든 게 공짜인 대신 제대로 안 하면 바로 정학이죠(웃음).”

북촌의 소크라테스는 제자들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스턴트무예의 일종인 ‘빠르꾸르'를 하는 젊은이는 무술로 놀라운 경지를 보여주면서도 라틴어 수업에서는 만점을 받아요.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하는 사람에게서는 번쩍번쩍 빛이 납니다. 그게 카리스마고 아우라죠.”
그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해서 금메달을 받은 고다이라를 일본 선진 사회를 대변하는 유대한 개인으로 추켜세웠다. 극도의 환희의 순간 고다이라가 보여준 자기 억제와 상대에 대한 존중은 그 사회의 문법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 나온 결과라고.
-나에 대한 ‘시선 집중’이 곧 모더니티의 출발이라고도 하셨어요. 타인을 향하던 시선을 자기 자신에게 돌리는 건 굉장히 혁명적인 모먼트입니다만. 

“맞습니다. 조각가 자코메티는 그 시선의 방향을 자기에게 돌린 예술가로 중요한 사람이에요. 그때까지 조각은 어떤 정해진 형태를 배워야 한다는 거였는데, 자코메티는 로댕의 제자인 부르뎅의 스튜디오에서 일하다 뛰쳐나와서 ‘조각은 내가 나를 보는 시선에 있다'고 선언했어요. 자기를 들여다보고 나 자신의 감동적인 형태를 표현했는데 그게 모더니티죠. 그렇게 자신에게 집중했던 ‘위대한 개인’이 아인슈타인, 니체, 앤디 워홀, 마르셀 뒤샹 같은 사람들이지요.”

-그런 식이라면 ‘위대한 개인’은 보통 사람들에겐 버거운 길입니다.

“위대함은 상대적이 아니라 절대적 개념이에요. 자신에게 감동적인 부분을 발견하는 거죠. 1850년대 미국 시인 휘트먼이 ‘자기 자신을 위한 노래'를 썼어요. 스스로 뮤즈가 돼서 ‘나 자신을 찬양하고 나 자신을 노래한다'는 시에요. 우리가 언제 ‘나를 위한 찬가’를 불러본 적이 있던가요?”

-결국 선생이 전하는 복음의 실체는...

“(미소 지으며)제 복음은 ‘더 나은 자신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 각자가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다’는 걸 알면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고 흉내 내는 삶을 멈출 수 있죠. 자신에게 집중하지 못하니 타인의 삶에 중독되고 분노하는 겁니다. 방송에서 남 먹는 거 쳐다보고, 갑질하는 재벌들 욕하는데 따져보면 근본적인 적폐는 내 안에 있어요. 해결책이 뭐냐? 사람이 자기 자신을 심오하게 쳐다봐야 한다는 거죠. 나를 보는 데 인색하고 시선이 남에게만 가 있으니 남의 불행에 반색하죠.”


현대인이 ‘자발적 고립'을 통해서 자기에 대한 심오한 시선을 회복할 수 있다.

“사막이든 산티아고든 40일 동안 여행을 떠나 홀로 있으면서 자기 삶의 목적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걸 못하면 하루에 잠깐이라도 좌정해야 합니다.”
“인문학은 자기를 심오하게 보는 연습입니다. 나와 상관 없고, 심지어 몰라도 되는 정보의 바다에 빠지면 순식간에 길을 잃고 정신을 놓쳐버립니다.”
-좌정하면 정말 진부한 삶에서 헤어나올 수 있나요?

“있어요. 자기에게 편리한 시간과 장소를 정해서 단 10분이라도 자신에게 집중하세요. 그 자리는 예루살렘보다 메카보다 거룩해요. 나를 변화시키니 종교적인 시간이죠. 내가 날 위하지 않으면 누가 날 위하겠어요. 그 자리에서 내가 굳이 안 해도 되는 일이 뭔가를 떠올리세요. 한 달 동안 안 해도 될 일을 적어서 정말로 안 하도록 노력해보세요. 그러면 자기가 진짜 할 일이 생겨요. 그걸 하세요.”

-요즘엔 무슨 생각을 합니까?

“무엇을 생각할까,를 생각합니다(웃음). 안락한 집을 떠나 수련의 길로 들어섰고, 이제 애벌레에서 나비가 되는 정적의 순간을 생각합니다.”

자기 임무를 알고 사는 자, 생각의 군더더기를 뺀 중년 학자의 인상은 더없이 맑고 명료했다. ‘생각은 내 삶에 없어도 되는 것들을 분별해내는 능력’이니, 몰라도 되는 정보의 바다에 빠져 헤매지 말고 ‘고독한 자기’를 보는 연습을 게을리하지 말라던 당부가 오래 기억에 남았다.

수명 10년 이상 늘리는 '5가지' 생활습관


현미쌀
건강습관 5가지를 지키면 수명이 10년 이상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헬스조선 DB
5가지 생활습관을 지키면 수명이 10년 이상 늘어난다는 하버드대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하버드대가 선정한 5가지 건강한 생활습관은 ▲ 금연하기 ▲ ​적절한 체중 유지하기 ▲​ 하루에 최소 30분 중강도 운동하기 ▲​ 건강한 식단(과일, 채소, 통곡물을 많이 먹고 적색고기, 포화지방, 설탕 줄이기) 섭취하기 ▲​ 과음 피하기다.
하버드대 연구팀은 30~75세 약 12만3000명의 30년간(1980년대부터 2014년 까지)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건강한 5가지 습관을 모두 지킨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평균 14년 많이 살았고, 남성은 12년 많이 살았다. 또한 5가지 생활습관을 모두 지킨 사람은 모두 지키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74% 적었다. 암으로 사망할 확률은 65%,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은 82% 적었다. 단, 5가지 습관을 모두 지키지 않았어도 지킨 것이 많을수록 사망 위험이 줄어들었다.
연구진은 "건강히 장수하기 위해서는 건강 습관을 지켜야 한다"며 "생활 습관을 고치는 것은 매우 어려워 공공 정책이 건강식을 장려하고, 이를 지지하는 사회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심장학회 학술지 '순환(Circulation)'에 최근 게재됐다.

Saturday, April 14, 2018

Friday, December 24, 2010

2010 Fall of 죠스 동물농장

묵묵히 걷다보니 다다른 느낌이랄까
버거웠던 가을 학기도 끝났다.
또라이 같은 강의 스타일때문에
여러사람 스타일이 구겨질 것 같다.
모두가 패닉이라 파티도 캔슬됐다.
글쎄 가는놈이 미친놈이 되는 상황이다.
"너으 고통은 곧 나의 기쁨인 것이여" 죠스 2010.
함께 고생한 여럿이 낙오될것 같다.

아무튼 이번에도 구사일생이다.
샌디쪽은 B B+,
죠쪽은 MV B(이거 굉장히 따기 힘들다),
크리닉은 B로 나왔다.

큰 고비는 넘겼고 이제 마지막 학기만 남았다.
취업환경이 아주 좋지 않지만 나아지길 바라면서,
어쨌거나 고생했다 이놈아!

음~~ 아주 조아!